“투자를 좀 하는 사람들은 예금 대신 발행어음에 돈을 넣는다“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은행 예금보다 높은 금리를 주지만, ‘어음‘이라는 이름 때문에 왠지 불안하고, IMF 시절이 떠올라 위험해 보입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지난 10년간 직접 투자해 본 경험을 바탕으로, 발행어음에 대한 기초 개념과 왜 제가 예금보다 오히려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는지 그 이유를 명확하게 알려드립니다.
1. 발행어음이란? (초대형 증권사의 ‘신용’ 증서)
초대형 증권사가 자신의 신용을 담보로, 투자자에게 높은 금리를 약속하고 돈을 빌리는 것입니다. 아무 증권사나 발행할 수 없으며, 금융 당국으로부터 인가받은 ‘초대형 IB’ 자격을 갖춘 소수의 증권사(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만 발행할 수 있는 특별한 상품입니다.

외환 발행어음이란?
- 발행어음: 초대형 증권사에게 원화로 돈을 빌려줌
- 외환 발행어음: 초대형 증권사에게 달러로 돈을 빌려줌
한국투자증권이 외환 발행어음이 유명한데 구조나 위험성은 똑같고 금리와 사용하는 통화만 다릅니다.
2. 발행어음 위험성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증권사가 망하지 않는 한, 이론적으로 위험성은 없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 유일한 리스크: 발행 증권사의 부도
- 예금자보호 대상 아님
발행어음은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닙니다. 따라서 돈을 빌려 간 증권사가 부도가 나면 돈을 못 받습니다. 엄청 위험해 보이지만 이게 유일한 위험성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발행어음을 발행하는 증권사들은 대한민국 TOP 4 안에 드는 초대형 금융기관입니다. 만약 이 증권사가 망할 정도의 경제 위기라면, 그때는 한국이나 원화 역시 똑같이 망합니다.
💡 저만의 경험적 Tip: 20년 이내 망한 증권사는 주문 실수를 내었던 한맥증권이 있습니다. 이를 제외하고, 증권사가 망했다는 이야기 들어 보셨나요? 제 경험으로 저축은행이 망하는 것은 보았어도 초대형 증권사가 망하는 것은 본 적이 없습니다.
3. 예금이 발행어음보다 위험한 이유
예금자보호가 되는 예금은 원금을 잃을 확률이 0%에 가까우니, 0.00001%의 파산 위험이 있는 발행어음보다 더 안전해 보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숫자상의 안전‘일 뿐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위험‘을 ‘원금 손실 가능성‘으로만 생각하지만, 투자로 돈을 잘 버는 사람이 생각하는 은행 예금의 ‘진짜 위험‘은 ‘인플레이션‘입니다.
명목 금리 – 인플레이션 = 마이너스 실질금리
아무런 근거도 없이 발행어음이 더 좋다고 주장하기 위해 근거를 끼워 맞추는 게 아닙니다. 2020년 이후 명목 금리보다 인플레이션이 더 높아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가 되고, 은행 예금을 넣으면 오히려 돈이 없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2025년에도 실질금리가 마이너스가 된 적이 있습니다.

즉, 지금 예금에 1억을 넣어두면 1년 뒤 1억 300만원이 되지만, 그동안 물가는 5% 올라 1년 전 1억으로 살 수 있던 물건을 사려면 1억 500만원이 필요해집니다. 내 돈은 200만원어치만큼 ‘사라진 것’과 같습니다.
이를 ‘실질금리 마이너스(-2.0%)’ 상태라고 하며, 내 돈의 가치가 ‘안전하게’ 녹아내리고 있다는 뜻입니다.

결론적으로, 발행어음은 ‘증권사 부도’라는 매우 낮은 확률의 리스크를 감수하는 대신, ‘실질금리 마이너스’라는 거의 100% 확률의 위험을 피하게 해주는 금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은행 예금이 발행어음보다 더 위험한 것이고, 저는 절대 예금을 들지 않습니다.
4. 발행어음 금리 (2025년 10월 기준)
발행어음은 증권사마다, 예치 기간마다 금리가 다릅니다. 하지만 제가 투자하고, 이번에도 조사하면서 느낀 점은 매번 한국투자증권이 금리가 가장 높다는 것입니다.

- 수시형 (언제든 입출금 가능, 하루마다 이자 지급): 연 2.200%
- 약정형 (기간 약속): 1년 만기 시 연 3.4% (참고: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2%대입니다.)
- 적립형 (적금과 동일): 발행어을음 연 4.35%의 금리로 적금 형태로 넣습니다.
| 기간 | 금리리 |
|---|---|
| 수시 (언제든지 뺄 수 있음) | 2.200% |
| 7일 ~ 30일 | 2.200% |
| 31일 ~ 60일 | 2.200% |
| 61일 ~ 90일 | 2.200% |
| 91일 ~ 180일 | 2.750% |
| 181일 ~ 270일 | 2.800% |
| 271일 ~ 364일 | 2.850% |
| 365일 | 2.900% |
| 181일 특판 | 3.300% |
| 365일 특판 | 3.400% |
| 적립식 1년 (적금과 동일) | 4.350% |
다른 증권사와 발행어음 금리 비교
발행어음 수시형을 기준으로 KB증권, 미래에셋, NH투자증권 그리고 한국투자증권의 금리를 비교했습니다.

5. 발행어음 세금
발행어음으로 발생한 수익은 ‘이자소득‘으로 분류되며, 수익을 지급받을 때 15.4%의 세금이 원천징수(세금을 미리 떼는 것)되어서 계좌에 들어옵니다. 2,000만 원 이하까지 ‘분리과세‘ 됩니다.
발행어음의 수익은 소득세법 제16조(‘이자소득’)에 따라 ‘이자소득‘으로 분류됩니다. ‘배당소득’과 차이가 있으니 유의하길 바랍니다.
금융소득종합과세: 연 2,000만원 초과
만약 한 해 동안 발생한 모든 금융소득(예금 이자, 채권 이자, 발행어음 이자, 배당금 등)의 합계가 2,000만원을 초과하면, 초과한 금액은 다른 소득(근로소득, 사업소득 등)과 합산되어 더 높은 누진세율(최대 49.5%)을 적용받게 됩니다.
💡저만의 경험적 Tip: 연간 금융소득이 2,000만 원에 근접한 투자자라면, 투자 규모를 줄이거나, 이자를 받는 시점을 조절하여 최대한 2,000만 원이 넘지 않도록 조절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낼 건강보험료와 국민연금이 오를 것을 미리 대비해야 합니다.
6. 가장 편리한 투자법: 발행어음형 CMA
매번 발행어음 상품을 찾아 가입하는 것이 번거롭다면, ‘발행어음형 CMA’ 계좌를 만들어서 돈을 넣어두면 됩니다. 별도의 신청 없이 매일 수시형 금리가 적용되어 자동으로 이자가 복리로 쌓입니다.
7. 발행어음 예금, RP와 차이점
많은 사람이 RP와 발행어음의 차이를 잘 모르더라고요. 둘의 차이에 대해서 알아봅시다.
예금과 차이: 예금보험료 유무
- 예금: 예금자보호법으로 가입자의 1억 원을 지켜주기 위해 예금보험공사(KDIC)에 가입합니다. 이때 일정 금액을 납부하여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대신 금리가 상당히 낮아집니다.
- 발행어음: 예금자보호법에 보호 받는 상품이 아님으로 예금보험공사에 가입하지 않아 보호가 되지 않는 대신 금리가 높습니다.
RP와 차이: 담보 유무
- RP: 증권사가 보유한 ‘국공채‘ 등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것입니다. 증권사가 망해도 담보 자산이 남아있어 더 안전합니다. 대신 금리는 0.1% ~ 0.2% 더 낮습니다.
- 발행어음: ‘증권사의 신용 자체’가 담보입니다. 그래서 RP보다 금리가 약간 더 높습니다.
마무리하며
은행 예금 넣어서 적은 이자 받고, 인플레이션에 눌리지 말고, 최소한의 인플레이션을 보호해주는 발행어음에 넣길 바랍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돈이 계속 사라지는 것 중에 가장 크고 무서운 것이 인플레이션입니다.
⚠️이 글에 있는 발행어음 분석, 금리 비교, 세금 정보는 투자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 자료이며, 특정 금융 상품의 가입을 권유하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투자의 최종 결정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으며, 시장 상황 및 세법 개정에 따라 본문의 내용은 실제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정확한 금리 및 가입 조건은 반드시 해당 금융기관에 직접 확인하시고, 중요한 투자 결정 전에는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관련 글
FAQ
Q1. 발행어음은 예금자보호가 안 된다는데, 정말 괜찮을까요?
A1. 네, 사실상 안전하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발행어음의 유일한 위험은 대한민국 TOP 4 증권사가 부도나는 것인데, 이 정도의 위기 상황이라면 예금자보호 제도가 과연 정상적으로 작동할지부터 의심해야 합니다. 증권사 부도라는 0.0001%의 확률보다는, 현재 거의 100% 확률로 내 돈의 가치를 갉아먹는 ‘인플레이션’이 더 현실적인 위험입니다.
Q2. 발행어음이랑 RP랑 비슷해 보이는데, 정확히 뭐가 다른 건가요?
A2. 돈을 빌릴 때 제시하는 ‘담보’가 다릅니다. RP는 증권사가 가진 국공채 등을 담보로 맡기기 때문에 조금 더 안전하고, 대신 금리가 0.1~0.2% 정도 낮습니다. 반면 발행어음은 ‘증권사 자체의 신용’을 담보로 하므로 담보가 없는 대신, 그 대가로 RP보다 조금 더 높은 금리를 약속하는 것입니다.
Q3. 금리가 한국투자증권이 제일 높던데, 이유가 있나요?
A3.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최초로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증권사로서, 시장 선점과 고객 유치를 위해 다른 증권사보다 항상 조금 더 경쟁력 있는 금리를 제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동일한 구조의 상품이라면 당연히 금리를 0.1%라도 더 주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 이득입니다.
Q4. ‘실질금리 마이너스’라는 게 잘 와닿지 않아요. 쉽게 설명해주세요.
A4. 은행 예금 금리가 연 3%인데, 같은 기간 물가가 5% 올랐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1년 뒤 내 통장에는 3%의 이자가 찍히지만, 내가 사려던 물건 가격은 5%나 올라버려 작년보다 오히려 더 사기 힘들어집니다. 이렇게 이자율보다 물가상승률이 더 높은 상태가 ‘실질금리 마이너스’이며, 내 돈의 실제 구매력이 줄어드는 현상입니다.
Q5. 파킹통장으로 쓰려고 하는데, 발행어음형 CMA가 좋은 선택인가요?
A5. 네, 훌륭한 선택입니다. 발행어음형 CMA에 돈을 넣어두면 별도로 상품에 가입할 필요 없이, 하루만 맡겨도 수시형 발행어음 금리가 매일 복리로 계산됩니다. 일반 예금보다 높은 금리를 받으면서도 입출금이 자유로워, 단기 자금을 보관하는 파킹통장으로 활용하기에 매우 적합합니다.